원래 다케시는 위기에 몰리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다. 그것은 쾌감을 얻기 위한 투자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싹오싹하는 긴장감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위기가 없는 인생은 성장 가능성도 없다.

 

 

다케시는 우승 후보인 오사카의 아세아 학원과 맞붙게 되었을 때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실력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프로 구단 스카우터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이보다 좋은 상대는 없기 때문이었다. 사물의 크기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역시 그만한 크기의 잣대가 필요한 법이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거야. 저 녀석들은 그저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점수가 나겠지, 그런 생각이야. 상대 투수가 만만한 공을 던져 주길 기다리고, 에러가 나길 기다리고, 우리 중 누군가가 쳐 주길 기다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우리 팀 투수가 상대 타선을 완봉으로 막아 주길 기다리는 거지. 그런 놈들이 바꾸긴 뭘 바꾸겠어. 바뀔 일은 한 가지뿐이야. 더는 이길 수 없게 된다는 거지."

 

 

다지마가 그렇게 되물었지만 미야모토는 못 들은 척하며 다시 수비수를 향해 공을 날리기 시작했다. 하는 수 없이 돌아서서 제자리로 돌아가던 그는 다케시가 한 말의 뜻이 무엇인지 그제야 이해됐다. 즉, 이것이 바로 '기다리고 있을 뿐'인 것이다. 골치 아픈 문제가 생겨도 어떻게 되기만을 그저 기다리는 것.

 

 

 

 

 

 

 

 

 

Posted by 超綠

블로그 이미지
손에쥐어져있는건단지,오늘.
超綠
Yesterday
Today
Total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