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스릴러, 영국, 미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1시간 51분

 

감독 : 미카엘 하네케

출연 : 나오미 왓츠, 팀 로스, 마이클 피트, 브래디 코베, 보이드 게인즈, 시오브핸 폴론, 로버트 루폰

 

 

 

별점 ●●●◐○

 

 

 

[ 지극히 주관적인, 한 마디 ]

 

영화 보는 내내 중얼거린 말.

날 쳐다보지 마, 나한테 말 걸지 마.

나는 단지 영화를 본 것 뿐인데 왜 죄책감에 시달리는가.

 

 

 

 

 

 

+

 

1. 무심코 본 어느 게시글에서 [충격적인 스릴러]라고 적혀있기에,

오 내 취향의 영화인가?! 하고 봤는데....

다른 의미로 충격이었다.

2. 영화를 보면 주인공에 이입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영화같은 경우는 관찰자의 시점으로 이입되기에 더 기분이 더러운듯.

도와줄 수는 없지만, 소름은 끼치고, 그 잔혹한 현장을 고스란히 옆에서 쳐다보고 있는 느낌.

3. 칼자루를 쥔 폴(마이클 피트 분)이란 인물은, 자꾸만 화면을 쳐다보고, 프레임 바깥의 나에게 말을 걸고, 눈을 마주친다.

덕분에 나는 그와 시선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4. 그래서 보는 내내 계속 중얼거렸다. 날 쳐다보지 마. 나한테 말 걸지 마.

자꾸 자신들의 죄를 나에게까지 지워주는 느낌.

알지도 못하는 그와 공범이 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 때문에 알 수 없는 죄책감과 찝찝함에 시달린다.

 

5. 퍼니 게임이라는 제목 역시 관객을 공범자로 만든다.

니들만 재밌는 게임이지, 피해자들한텐 아니라고. 방관하는 우리 역시, 재밌지 않아.

6. 게임이론과 관련한 이론 중에 '내쉬 균형'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중 '우월 전략'에 해당하는 균형이다.

즉, 어떻게 해도 그들이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

7. 그래서 게임을 시작하며 폴이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저들 편이죠? 어느 쪽에 (내기를) 걸거죠?'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아무리 피해자 쪽을 응원한다 해도, 결국 그들이 이길 거라는 걸.

폴도 그걸 알고 있다. 그래서 눈빛으로 묻는다.

'너도 알고 있잖아. 우리가 이길 거라는 거.'

8. 마지막 장면에서 폴의 눈빛은 정말. 소오름. 특히나 배경음악인 헤비메탈 역시.

첫 장면에서도 음악때문에 깜놀했는데, 마지막은 정말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

 

9. 감독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왜 우리가 관객과 평단에 흔들려야 하는가' 라며,

관객을 철저히 농락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라던데.

목적에는 완벽히 부합한듯.

리모컨 장면도 그렇고, 영화의 불문율인 관객에게 말걸기도 그렇고.

어떻게 해도 너희(관객)가 원하는 결말로는 가지 않을거야, 라는 경고 혹은 협박.

10. 그러나 영화 자체의 목적이 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듯.

영화감독을 '직업'으로 갖고 살려면, 밥 벌어먹고 살 수 있어야지.

관객들이 선택하지 않으면 무슨 수로 돈을 벌려고 그래.

그런 걸 신경쓰지 않으려면 '직업'이 아니라 그냥 취미로 해야하는 게 맞겠지요.

'팔리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직업으로서 영화감독의 일이 아닙니까.

물론, 얼마나 팔리게 하는가 와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드는 것 의 균형은 본인이 정하는 거겠지만.

적당히 포기하고 팔리게 만드느냐, 아니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되 관객들의 선택을 받길 기원하느냐.

즉, 적어도 '직업'으로서의 영화감독에겐, 뚝심있게 하고 싶은 걸 하고 싫어하면 어쩔 수 없지, 하는 마인드가 필요하지 않나.

왜 관객과 평단에 흔들려야 하냐며 분개해서 굳이 그들을 비판할 필요는 없지 않나.

 

 

++

 

11. 피터 역의 브래디 코베를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배우 김성균님을 닮았음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서 찾아보니까 [미스테리어스 스킨]의 브라이언 이었군.

12. 이동진 평론가님이 '화가 나면 그대들이 지는거~' 랬는데, 난 졌다. 완전히 졌다.

13. 당분간 달걀 깨기 무서울 듯.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다리가 후들거릴 것 같아 ㅠㅠ 엉엉

 

 

 

 

 

 

 

 

 

 

 

Posted by 超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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