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살았던 42년은 너무나 짧은 시간이죠. 별들의 숫자에 비하면 그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상상해보세요. 그 빛들을 나눠서 쪼일 수 있었다면 아빠는 평생 매초당 7조 5499억 5074만 2325개의 별빛을 받으면서 살았던 것이에요. 그렇다면 그건 정말 대단한 1초였을 거예요. 그렇게 대단한 1초라는 걸 알았더라면 아빠는 울지도 않았을 텐데요.

 

 

외로움이란 그런 것, 누군가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불필요한 감정이었다.

 

 

우주가 무한에 가깝다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 다른 우주에서는 반드시 일어난다.

 

 

도넛이 가운데 구멍을 생각하듯이, 뭔가를 원한다는 건 지금 자기에게 없는 걸 원한다는 뜻이었다.

 

 

그 숲에서 대나무와 바람과 하늘과 나는 제각기 혼자였다. 이 세상 어디를 가든, 나는 그렇게 혼자이리라. 태양처럼, 혹은 달처럼. 혼자라면 나는 어디에도 갈 곳이 없었고, 또 가지 못할 곳이 없었다.

 

 

귓속으로 땀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액체가 차올랐다.

 

 

"자, 세 사람이 있다고 치자. 바보와 모범생과 천재."
"그러니까 선재 형과 아저씨와 천재적인 저."
"아무려나. 책을 읽을 때 바보는 자기가 아는 것만을 읽고, 모범생은 자기가 모르는 것까지 읽는다. 그리고 천재는..."
"안 읽어도 다 알기 때문에 그 시간에 잠을 잔다."
내가 자꾸 끼어드는데도 화를 내지 않고 아저씨가 게속 말했다.
"저자가 쓰지 않은 글까지 읽는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말하지 않은 것들을 듣는다."

 

 

아름다운 시절이란 늘 추억 속에서만 찾을 수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므로 1천65억 개 중의 하나라는 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라, 아주 특별하다는 걸 뜻한다. 그렇다면 혼자라는 이유만으로 지구의 밤이 어두울 수는 없다. 그건 나의 밤도 마찬가지다.

 

 

 

 

 

 

 

 

Posted by 超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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