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걸쳐 유지되었던 그들의 실체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평범한 소나무로 만든 아버지의 관이 띠에 묶여 어머니의 관 옆에 파놓은 구멍으로 내려졌다. 죽은 사람은 그곳에서 자신이 보석을 팔면서 보낸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터였다. 사실 보석을 팔면서 보낸 시간도 절대 가볍게 볼 숫자는 아닌데.

 

 

"노동자들이 다이아몬드를 사는 건 큰일이야." 그는 두 아들에게 말했다. "아무리 작은 거라도 말이야. 마누라는 아름다워 보이려고 그걸 낄 수도 있고, 품위가 있어 보이려고 그걸 낄 수도 있어. 어쨌든 자기 마누라가 그걸 끼고 있으면 그 남편은 단순한 배관공이 아닌 거지. 다이아몬드를 손에 낀 마누라를 둔 남자가 되는 거야. 그의 마누라는 썩어 없어지지 않는 것을 소유한 거지. 다이아몬드란 건 그 아름다움과 품위와 가치를 넘어서서 무엇보다도 불멸이거든. 불멸의 흙 한 조각, 죽을 수밖에 없는 초라한 인간이 그걸 자기 손가락에 끼고 있다니!"

 

 

그럼에도 그가 그곳을 떠난 이유, 그런 어려운 시절에 과감하게 자기 가게를 연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그 까닭을 물어본 모든 사람, 심지어 물어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설명했다. "뭔가 내 두 아들에게 남겨줄 걸 가지고 있어야 했거든."

 

 

 하위는 엄숙한 태도로 무덤 위쪽으로 걸어가더니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을 하다, 삽을 약간 아래로 기울여 흙이 천천히 미끄러져 떨어지게 했다. 흙은 관의 나무 뚜껑 위에 떨어지면서 사람의 존재 안으로 빨려드는 소리를 냈다.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였다.

 

 

이윽고 흙이 뚜껑을 덮기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는 단지 관 안이 아니라, 그 흙의 무게 밑에 누워 있게 될 것이었다. 갑자기 관이 사라진 것처럼 아버지의 입이 보였다. 무덤으로 들어가는 흙이 바로 아버지의 몸 위에 쌓이는 것 같았다.

 

 

늘 그랬지만,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도 대부분 그렇겠지만, 그는 종말이 꼭 와야 하는 순간보다 일 분이라도 더 일찍 오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을 다시 만드는 건 불가능해." 그는 작은 소리로 말하며 딸의 등을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어루만지고, 품 안의 그녀를 살며시 흔들었다. "그냥 오는 대로 받아들여. 버티고 서서 오는 대로 받아들여라. 다른 방법이 없어."

 

 

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강렬한 일이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정말 부당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일단 삶을 맛보고 나면 죽음은 전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삶이 끝없이 계속된다고 생각해왔지요. 내심 그렇게 확신했습니다. "아니, 댁이 틀렸소." 남자는 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단호하게 말했다. "저 여자는 늘 저랬소. 오십 년 동안이나 저랬단 말이오." 그는 절대 용서 못 할 것처럼 얼굴을 찌푸리며 덧붙였다. "저 여자는 자기가 이제 열여덟 살이 아니기 때문에 저러는 거요."

 

 

"되돌아보고 네가 속죄할 수 있는 것은 속죄하고, 남은 인생을 최대한 활용해봐라."

그는 지금 떠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연약함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모두가 지금 살아 있기를 바라는 갈망, 그래서 모든 것을 다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갈망도 감당할 수가 없었다.

 

 

 

 

 

 

 

 

 

 

Posted by 超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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