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런 거야, '사건'이란 게. 전부터 생각했는데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의미에서의 '필연' 따위는 없어. 애당초 인류의 존재 자체가 커다란 우연의 산물이지. 필연이라는 것도 결국 많은 우연 위에 성립해. 융의 '싱크로니시티'의 개념을 검토하기 전에, 바꿔말하면 '우연'이야말로 모든 일의 기본 요소이며..."
그것은 교도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형사로서 온갖 사건을 수사하게 되면서 더더욱 그것을 실감한다.
사건이 발생한다. 수사가 행해진다. 범인이 잡힌다. 그리고 반드시 형사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말.
'만일 그때 그런 일이 없었다면 이런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조그만 우연, 약간의 우연, 지나친 우연.... 그것들 없이는 어떤 사건도 드라마도 생길 수 없다.


미유키는 포니테일 끝을 앞으로 잡아당겨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는 여자는 욕구불만이라는 속설을 말해주며 주의를 주지만, 어떻게 해도 고칠 수 없는 옛날부터의 버릇이다.


선택지는 몇 개쯤 있다. 그러나 어느 것을 택하면 좋을지 어느 것을 택해야 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나올 것 같지도 않았다.


어쨌든 자버리자.
자고 나서 내일이 되면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Posted by 超綠

블로그 이미지
손에쥐어져있는건단지,오늘.
超綠
Yesterday
Today
Total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